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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파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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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파롤
사진
`2024.04.06 ~ 2024.08.04
해든뮤지움 제 1 ~ 6 전시실
Void Tokyo 및 참여작가 20인



길 위에 울려 퍼지는 스무개의 발화들

 

1839년 프랑스에서 탄생한 사진예술은 1843년 란학蘭学, 란가쿠을 통해 일본에 처음 소개됩니다. 이후 1854년 개항과 1868년 메이지유신을 통해 근대화의 문을 연 일본은 서양사진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자신들만의 사진예술 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하는데, 특히 다큐멘터리 사진이 큰 주축이 됩니다. 1940년대부터 발아發芽한 일본의 다큐멘터리 사진은 사진가 도몬켄土門拳과 기무라 이헤이木村伊兵衛가 주창한 리얼리즘 사진론을 시작으로 1950년대 말에 결성된 영상파의 모더니즘을 통과하여, 1960년대 말에 등장하여 독창적인 관점과 표현법으로 길 위의 인간군상과 도시풍경을 탐구하고 기록한 사진가 집단 프로보크PROVOKE에 이르러서 세계 사진 예술계에 자신들만의 좌표를 획득했습니다. 특히 일본 사진가들은 프랑스와 미국에서 시작된, 사진 미학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스트리트 사진Street

Photography을 적극 수용하고 독자적인 장르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한편 한국의 경우, 1880년 초부터 사진 예술이 발아하기 시작하여 일제강점기 당시 회화 주의 예술사진, 해방 후 리얼리즘 사진, 1970년대 스트레이트 사진 사조에 이르기까지 일본에 비해 절대 짧지 않은 사진 수용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사진가가 각자의 관점과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한국 사진의 역사를 쌓아왔습니다. 특히 현시대의 적지 않은 수의 젊은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은 스트리트 사진의 문법

과 컨템포러리 사진의 경향성이 융합된 독특한 사진 미학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현대 언어학의 창시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는 언어를 기표와 기의가 자의적으로 결합한 기호 시스템으로 파악하고, 사회적 규칙이자 언어 구조인 랑그langue와 개인적이고 구체적인 발화인 파롤parole로 구분했습니다. 19세기 말에 인류 문명사에 새로이 등장한 사진 또한 소쉬르의 관점으로 시각언어라 할

수 있기에, 지난 2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사진가는 사진의 랑그에 따라 각자의 파롤을 구사해왔다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해든뮤지움은 한국과 일본 양국 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사진가들의 교류전을 통하여, 서로 다른 국적의 사진가들이 서로 다른 도시에서 포착한 도시풍경 사진들이 빚어내는 파롤의 공명共鳴을 한국 관객들에게 선사하고자 합니다. 스즈키 타츠오鈴木達朗를 비롯한 15명의 일본 사진가는 길 위에서 숨 쉬고 움직이는 인간군상 찰나와 우연의 병치juxtaposition를 때로는 아름답게, 때로는 도발적으로 포착해 냅니다. 주용성, 양경준과 같은 한국의 사진가들은 도시를 무대 혹은 메타포metaphor로 삼아 세상에 대한 문제의식, 사진가 고유의 세계관, 미학 등을 사진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본 교류전이 현시대의 한국과 일본의 다큐멘터리 사진의 사조와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사진 사적으로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 믿으며, 양국의 사진 예술계에 일조할 수 있는 활발한 교류와 귀중한 담론의 장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사진가전시기획자 신웅재  



참여 작가: 스즈키 타츠오신웅재오니시 타다시히지카타 카오리셀모 킴토 타카히로카와라 짱조엘 풀리엄요한 브룩스이시다 신야, “애쉬” 카와오토 신야, , 나카무라 쿄킨오카모토 켄지최요한야마시타 타다시쿠도 코헤이주용성나가이와 사쿠라코양견준요시이케 쿄세이